[축구] 월드컵 친선경기 한국-브라질 1-5 참패

공은 둥글다고 해서 혹시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헛된 망상임을 확인하는 데 5분도 필요 없었다.

김민재와 이재성이 결장하고 다른 선수가 부상으로 결장하더라도 한국 축구는 심하게 무너졌다.

선수들은 우왕좌왕하며 세계적인 상대 선수들을 보며 마치 얼음장처럼 얼어버렸다.

스코어도 스코어지만 경기 내용은 1-10이 나와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만나 좋은 성적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역시 뚜껑을 열고 보니 한심한 마음 그 자체였다.

홈에서 그나마 원정피로가 풀리지 않은 브라질을 상대로 힘을 한 번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대패한 것은 전술이나 투지의 문제라기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실력차가 너무 극명하게 나기 때문이다.

경기를 보는 내내 TV를 끄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로 얼굴이 뜨거웠다.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뺏기기 일쑤였고 공을 어디로 넘겨야 할지 몰라 당황하다 빼앗겼다.

기실 빌드업이라는 말은 축구 용어일 뿐이다.

모든 축구팀이 빌드업을 한다.

다만 스페인의 티키타카 방식으로 후방에서 미드필더를 거쳐 전방까지 가는 과정을 비밀번호를 통해 이루는 축구를 모든 축구팀이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선수들의 개인 역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 선수가 2명 3명 압박하면 쉽게 공을 빼앗기고 후방에서 오히려 큰 위기를 맞게 된다.

그래서 어제 경기도 후방 빌드업을 하다가 상대 선수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공을 빼앗겨 골을 헌납하거나 거의 골과 다를 바 없는 위기에 처한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우선 불안할 정도여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어제 경기가 얼마나 처참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세계 최강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수비 조직력이 너무 심했다.

밀집 수비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선수 혼자 개인기로 수비수 34명을 깔보고 골을 넣는 장면을 보면 헛웃음이 터질 정도였다.

확실히 한국 축구는 우물 안 개구리 축구였다.

좋은 경기력으로 최종 예선에서 월드컵에 진출했지만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분명 별 의미가 없음을 확인한 어제 경기였다.

연봉에서도 증명하듯 선수 개인의 실력차가 워낙 뚜렷해 손흥민 혼자서는 삼바군단 11명을 상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은 손흥민 같은 월드클래스 수준의 선수가 한 명이라면 브라질은 11명 모두 월드클래스라고 보면 된다.

연봉도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어제 경기는 한국 축구의 명확한 현황을 확인한 경기다.

어제 평가전으로 볼 때 너무 허술한 한국 수비로는 월드컵 본선에서 3패로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

냉정한 평가를 내릴 때다.

남은 5개월 동안 얼마나 팀워크를 다지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1승이라도 챙길지 아니면 3패로 끝날지를 결정할 것이다.

같은 조에 편성된 포르투갈은 유럽 네이션스컵에서 스페인과 1-1로 비겼다.

스페인 같은 월드클래스 팀과의 경기에서도 밀리지 않는 포르투갈을 어떻게 상대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시아축구가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80년대부터 40년 넘게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는데도 아직 월드클래스에서도 뒤처진 한국축구를 보면 조금 짜증이 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축구팬이라 어제는 정말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

앞으로 평가전에서 벤투호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