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본인의 소비성향을 보면 좋은 걸 사서 오래 쓰자는 가장 기본적인 게 있다.
원래 이런 거 말고 어렸을 때는 비싼 거 사고 싶은데 나름 합리화한다고 한 게 그거였던 것 같고
그렇게 가격대가 있는 것을 사용하니까 지금의 안목과 스타일이 굳어진 것 같다
예를들면 어릴적(중고교시절)에 했던 빈폴이나 폴로셔츠 하나 사려고 매점에도 안가고 용돈을 모아서 산 셔츠때문에 스무살초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처음 봤던 혼용률 쓰레기 싸구려 셔츠는 거들떠보지도 않게 되었고
티셔츠 역시 어린 시절 한 장에 10만 명이 훌쩍 넘는 제품을 입어도 로고 플레나 시그니처 디자인 외에는 원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여름 반팔 티셔츠는 어느 정도 퀄리티 이상의 무지 티셔츠로 만족하는 편이다.
아무튼 이런 과정에서 지금부터 14년 전, 고등학교 2학년 때 세뱃돈, 용돈, 엄마한테 뭘 사겠다고 해놓고 짠돈 등 모든 비용을 들여서 구매한 제품이 있었으니까
그것은 세이코 프리미어 남자 시계였다.
정확한 모델명은 SNP003j 모델이며,
당시 친구들이 CK나 아르마니 같은 명품을 알아봤을 때 본인은 바로 이 제품을 골랐다.
물론 그 전에 핌프라는 시계를 좀 썼었어.
세이코 프리미어
지금은 많이 대중화돼서 실제로 이를 찬 사람도 더러 봤는데(학생 때는 이걸 찬 사람을 보면 신기해서 말을 걸었다).
당시만 해도 인지도가 전무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만 알던 제품이었다.
당시 세이코 프리미어 라인에는 백판, 칠판 모델명으로 치면 분명 004나 006까지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상당히 다양한 디자인과 모델이 나온다고 들었다.
하지만 classic is best라 그런지, 그냥 본인이 계속 보기 때문에 그런지 약간 시계가 없는 상태고 지금 하나만 더 걸어도 이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연식이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에 한번 리뷰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 다시 리뷰하는 이유는
요즘 15년 만에 시계를 바꿀까 고민하고 있어서.
생각만 했지 정확히 무엇으로 바꿀지는 말할 수 없다.
물론 가격대가 있어서 당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군데군데 정보를 모아서 매도 상태도 확인하고 있는 상태다.
빈티지 생각하고 있어
본인이 가끔 올리는 데일리룩을 보면
옷이나 신발은 매번 바뀌고 헤어스타일도 질렸기 때문에 기장의 변화나 스타일링의 폭이 일반 남성보다 훨씬 넓지만,
단 한 가지 항상 고정되어 있는 아이템이 바로 이 제품이다
지금 연령대에 써도 잘 안 어울리는 편도 아니고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려면 사실상 아이템 하나에 비용을 크게 들여야 하기 때문에 그대로 현실에 만족하는 것도 있다.
키네틱 퍼페추얼
아직도 본인 눈에는 예쁘다
시계의 종류에는 오토니 쿼츠니 하는 개념이 있다
그런데 이 제품은 그 두 가지 장점이랄까, 좀 혼종입니다만,
키네틱 퍼페추얼이라는 것을 사용한다.
정확한 단어들을 나열하면서 전문가들처럼 말하면 강지나지만 이쪽 세계는 어렵기도 하고 사실상 별 관심이 없는 편이라 쉽게 늘어놓으면
사람의 움직임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시계로 실제 15년 동안 관리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세이코에 있어서는, 「일생 사용할 수 있지만, 그래도 5년 주기로 스테이터스 체크를 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귀찮아.
실제로 군대훈련소, 1이병때 빼고는 (상병때부터 착용했던) 거의 항상 착용했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고 상태가 좋은지도..
윙진진
이 시계에서 재미있는 것은 슬립 모드라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위의 영상에서 보면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동작이 멈춘다.
배터리를 저장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이것은 제품을 흔들고 태엽을 감으면 지금 시간에 맞춰버리기 때문에
실로 기특한 제품이 아닐 수 없다
(영상소리가 시끄러운데 자세히 들으니 진진소리가 들린다)
시계의 스타일링
처음에는 소중히 여겼지만 몇 차례의 큰 충격과 세월이 흐르면서 둔해진 상태가 되자 이 시계 단품으로 착용하기보다는 다양한 팔찌와 레이어링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이런 식으로 그날의 코디네이트에 맞는 컬러의 조합을 시도하거나
상기 제품과 같은 팔찌라서 좀 그렇습니다만,
톤온톤으로 상하의 구두까지 다 통일이 되면 위와 같이 팔찌에 포인트 컬러를 주거나
이렇게 다양한 팔찌를 사용한다.
대략 20살 후반에는 팔찌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지 않아서 대부분 에이징 ccc체인 팔찌와 레이어링 하곤 했는데,
그때 보는 사람은 “어, 예쁜데 시계 흠집 없어?”라고 물었다.
그때마다 ‘어차피 이미 상처가 많아서 괜찮아’라고 대답을 하고
어느 정도 세월의 흔적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디테일 그리고 세월의 흔적들
일단 테두리부터.
글라스는 사파이어 글라스라서 정말 스크래치가 없지만, 글라스 말고는 스크래치가 없는 곳은 찾아볼 수 없다
테두리에도 이런 미세한 스크래치가 있어 군데군데 찍힌 곳도 있지만 잔만 남아 있으면 예뻐 보인다(실제 위 레이어링 사진에서도 눈에 띈다).
스크래치는 테두리만큼 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이 친구와 함께한 추억과 세월에 비하면 이정도 상태도 감사해야 하는데 진짜 대견한 건
차고 있을 때 그렇게 티가 안 난다는 거